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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방영 예정인 ‘거멍숲을 지켜라! 버디프렌즈’

캠퍼트리호텔앤리조트. 제주 상징수인 녹나무의 영문 이름을 따 지은 유명 휴양지다. 제주공항에서 남서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는데 남쪽으로 한라산과 어승생악이 솟아있고 북쪽으로 알작지와 이호테우해변 풍경이 펼쳐져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을 개발한 이는 박설희 아시아홀딩스 대표. 그런데 최근 만난 그는 호텔 자랑보다 환경보호 얘기를 더 많이 했다. 그리더니 영예로운 수상 실적 하나를 추가로 소개했다. 2022년 수상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캐릭터 부문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이다.

아니? 호텔 개발자가 웬 캐릭터? 사정은 이랬다.

그는 호텔 개발 과정에서 제주도에 멸종위기 동물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호텔 인근에는 새가 유독 많았다. 그래서 이들과 공존할 수 있는 친환경 호텔 개발은 물론 국내외에 이를 알리는 일을 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물이 캐릭터 사업 ‘버디프렌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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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여종의 다양한 버디프렌즈 굿즈

버디프렌즈는 멸종위기 새인 팔색조(피타), 동박새(화이트), 매(캐스커), 종다리(젤다), 큰오색딱따구리(우디) 다섯 친구 캐릭터다. 특히 박 대표는 팔색조(피타)에 애정이 많다고. 천연기념물 제204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식물(환경부 지정) 2급,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종(VU)으로 분류돼 있어 제주도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새이기 때문.

이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숏츠, 굿즈, 전시관, 출판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11월에는 KBS를 통해 애니메이션( ‘거멍숲을 지켜라! 버디프렌즈’) 방영도 확정지었다. 콘텐츠진흥원 측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자연 속 존재들을 대중화한 공로를 인정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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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캐릭터 부문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을 수상한 ㈜아시아홀딩스 박설희 대표.

Q. 잘 하고 있던 부동산 개발 사업보다 캐릭터 사업에 열을 올리는 듯하다.

그만큼 가능성 있고 매력적인 시장이라서다.

국내 캐릭터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개별 캐릭터의 파급력은 디즈니, 마블, 포켓몬 등 글로벌 콘텐츠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주로 영유아 콘텐츠에 한정 되거나 디지털 플랫폼 태생의 콘텐츠는 스토리가 부족해 남녀노소 확장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외 아우르는 세계관을 갖춘 메가 캐릭터 IP(지적재산권)가 탄생한다면 국내 콘텐츠 시장 역시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사명감에 뛰어들었다.

Q. 굿즈, 전시관을 넘어 애니메이션 사업까지 진출했다. 제작 쪽은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할텐데 어떻게 가능했나.

지난해 문체부 주관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캐릭터부문을 수상한 뒤 욕심을 좀 냈다. 올해 KBS 애니메이션 공모 사업, 한국콘텐츠진흥원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사업에도 선정되면서 탄력이 붙었다. 공영방송에 애니메이션 방영을 앞두고 있다. 캐릭터를 오랜 기간 기획, 개발하고 전시관 운영, 음원, 영상, 출판, 디자인 상품,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며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자연 속 존재들을 대중화하고자 했는데 이런 점을 인정받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이번 애니메이션을 통해 평소 어려운 주제인 자연, 사회과학탐구영역을 흥미진진한 스토리라인을 통해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어 교육 분야에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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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피타, 화이트, 캐스커, 젤다, 우디.

Q. 호텔 사업과 캐릭터 사업, 이걸 어떻게 동시에 할 수 있나.

예술, 인문학을 전공했다. 사회생활도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경력을 쌓았다.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룬 후 부동산 분야로 넘어왔다. 부동산 역시 브랜드, 스토리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개발회사 대표를 설득했는데 통했다. 제주도 내 호텔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여러 생태문화 전문가들을 만나게 됐는데 다시 본업(?) DNA를 자극했다.

제주에서 생태문화와 관련된 단체, 학자 뿐 아니라 콘텐츠 분야의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 다양한 전문가를 직접 찾아다니며 문화 자원에 대해 연구하고 조사했다. 이런 소중한 가치를 쉽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결과물이 버디프렌즈다.

물론 부동산 사업도 소홀하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버디프렌즈 덕분에 공간을 보다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버디프렌즈의 첫번째 보금자리인 생태문화전시관 ‘더 플래닛’이 그 증거다. 이곳은 버디프렌즈를 주제로 한 전시, 체험, 클래스를 통해 남녀노소 생태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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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디프렌즈의 첫번째 보금자리 생태문화전시관 더 플래닛.

Q. 캐릭터 기반 공간개발 사업도 사업모델로 만들었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캠퍼트리호텔앤리조트 내에서만 버디프렌즈 캐릭터하우스를 조성했다. 그런데 공간이 알차고 가족 단위 투숙객이 좋다고 입소문을 났다. 그러자 인근 파르나스호텔제주에서 버디프렌즈 패밀리 라운지를 만들어 달라 해서 자연스레 입점하게 됐다. 더불어 제주국제공항 내 ESG 콘셉트의 포토존 프로젝트까지 성사시켰다.

Q. 캐릭터 사업의 매력은 뭔가.

확장성이다. 버디프렌즈 캐릭터를 만들어 놓으니 놀이참여형 뮤지컬 개발, 생태문화 그림동화책 출판, 친환경 교구 개발, 오프라인 생태 클래스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개발과 상품 개발이 가능했다. 지금은 약 120여종의 굿즈를 유통하고 있고 제조, 서비스, 플랫폼 기업과 IP라이선스 계약을 해서 다양한 제품이 곧 나올 예정이다. OSMU(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사업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 전략이 먹힌 것이다.

Q. 목표는?

자연을 기반으로 한 버디프렌즈 세계관은 무궁무진하다. 숲을 벗어나 바다, 사막, 습지 등을 모험하는 버디프렌즈의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콘텐츠, MD 유통, IP비즈니스, 공간개발사업 등 기존 수익 사업은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다. 모바일 기반의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와 외식업(F&B)기반의 관광특화상품 등 신규 사업을 통해 수익 채널을 확장할 예정이다. 동남아, 북미, 유럽, 중화권 등 해외 진출을 목표로 각 지역 파트너와도 협업하고 있다. 이미 주요 국가에는 상표권, 저작권 등록까지 완료한 상태다. 제주 캐릭터가 전세계인의 사람을 받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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